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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K Han(한래경) Where's my friends (E.1/2) 90x65cm Digital print on canvas 2022
#아트페어 더프리뷰 아트페어에 참여합니다. •2025.05.30-06.01 •옛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리플랫 갤러리 부스
수평으로 길게 펼쳐진 들판 위, 화면 왼쪽 아래에 가까운 자리에서 한 그루의 둥근 나무가 짙은 보랏빛으로 응축되어 서 있다. 하단의 땅은 보라와 남보라, 미세한 분홍빛이 뒤섞인 결로 채워져, 풀잎 하나하나가 아닌 감정의 떨림을 쌓아 올린 듯한 밀도를 만든다. 그 위로 완만한 언덕이 한 번 굽이치며 수평선을 이루고, 나무는 그 경계선에 걸터앉아 마치 하루와 하루 사이, 안과 밖 사이를 지키는 작은 표식처럼 자리한다. 하늘은 아래로 갈수록 옅은 블루로, 위로 갈수록 보랏빛이 스며드는 그러데이션으로 펼쳐져 있다. 붓질의 방향과 농도가 미세하게 달라지며, 한 번에 정의할 수 없는 시간대를 만든다. 새벽도, 해질녘도 아닌 그 사이의 순간, 아직 말이 생기기 전의 감정이 머무는 틈 같은 시간이다. 오일 물감 특유의 부드러운 번짐과 얇게 겹쳐진 레이어는, 이 풍경이 실제의 하늘이라기보다 기억 속에서 서서히 떠오른 장면임을 암시한다. 둥근 수관은 단일한 실루엣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짧고 촘촘한 붓질이 겹겹이 쌓여 작은 점과 선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안에는 고요함과 약간의 쓸쓸함, 그리고 쉽게 언어로 꺼내지 못한 마음의 무게가 함께 머문다. 나무 아래로 드리운 짧은 그림자는 땅과 하늘, 현실과 내면을 잇는 얇은 다리처럼 보이면서도, 언제든 그 경계를 풀고 다른 차원의 풍경으로 옮겨갈 준비를 하고 있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이 보랏빛 풍경은 특정한 계절이나 장소를 가리키지 않는다. 다만 하루의 끝과 시작이 맞닿는 지점에서,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어떤 순간의 감각을 붙잡고 있다. 화면 앞에 서면 시선은 자연스레 나무의 둥근 형상에 머물다가, 다시 넓은 하늘과 들판으로 흩어진다. 그 반복 속에서 관람자는 어느새 자신의 마음속에 남아 있던 한 조각의 풍경을 떠올리게 된다. 설명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이 천천히 떠오르는 자리에서 이 보랏빛날과 마주하게 된다.
City Palette_Sunset orange, 최연재, 100x80.3cm, mixed media on canvas(렌티큘러 콜라주 포함), 2022 우연히 마주친 도시나 마을의 이러한 모습들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장면으로 말을 걸어온다. 나는 그 곳들의 이야기를 오래 간직하기 위해 자세히 들여다보며 그 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끄집어 내기를 원한다. 그렇게 내 시간과 경험, 남겨진 여운이 압축된 밀도로 쌓인 공간을 새로이 연출하는 과정 속에서 수집한 사진, 드로잉, 영상, 메모, 사운드들을 공감각적으로 연결 짓고 재구성하여 새롭게 화면을 채워 확장시킨다. #스타벅스공모전
작가노트 구생아집(俱生我執):나에 대한 불변하는 실체 선천적으로 타고난 자아에 대한 집착을 이야기 한다. 아집 그 단어의 느낌은 부정적이다. 아이러니하게 작가는 자신의 아집을 너무나 사랑 한다. 자신의 심신 중에 사물을 주재하는 상주 불멸의 실체가 있다고 믿는 집착, 그 집착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아집으로 만들어 낸 세상 이 세상은 새롭다. 현란한 사회 속에서 나를 잃지 않고, 져버리지 않으려 한다. 세상에서 유일한 개체라고 생각하며: 천상천하유아독존 (天上天下唯我獨尊 ). 그래서 특별하지만, 온전히 모든 것을 공감, 공명할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르시시즘과 동시에 모순적으로 외롭고 슬픈 모든 감정의 파도에서 유영한다. 평범하지 않으며 평탄하지 않다. 지극히 자기애와 개인적인 이야기. 우울, 공격성, 이기심, 자존감 상실을 막기 위한 발악, 우울의 딜레마의 사회에서 작가는 자아에 집착 한다. 우울 그 또한 나를 이루는 요소 중 하나이며, 매일 지금의 나는 본래 순수한 나인가에 대하여 자문한다. 내가 나로서 있기 위해 우울에 도취하고 생각하고 느끼는 대로 행동하고 말하며 날이 선 시선 또한 서슴없이 쏟아낸다. 현란한 세상 속에서 트랜드에 따라 말뿐인 유니크 속에 자신을 가두는 오류를 범하지 말고 아이 같은 모습으로 본인의 아집을 편견 없이 쏟아내라. 결국 '이 세상에 자기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