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이 개구리처럼 알을 슬고 있는 장면은 ‘물고기 새’가 알을 껴안고 있는 것과 동일한 설정이다.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은 침묵의 공간에 생명의 활기찬 움직임과 그들의 생장력이 화면 전체를 울린다. 적막함 속에서 조심스레 이루어지는 생명의 발아로 인한 모종의 소리가 퍼져나가는 듯하다. 머지않아 사방으로 알들은 쏟아져 흩어지고 부유하며 모든 여백을 채워나갈 기세다. 이는 과일의 꼭지에서 허공으로 꿈틀거리며 기세 좋게 밀고 올라가는 줄기와도 연결된다. 공간을 제 힘으로 밀고 올라가면서, 가늘고 약하지만 끊임없이 증식되고 분열되는 생명 현상의 운동 과정에서 비롯되는 그 힘을 유연하게, 유약하지만 질기게 표상한다. 그리고 이 선은 배경의 적조함을 깨고 살아있는 식물의 기운을 보여주기 위한 매개로 끌어들인 동양화의 선, 식물의 줄기 선/리듬과 이어지고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