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수채
카즈베기 산맥 아래 조용한 산 속 마을 스테판츠민다에 함박눈이 쏟아졌습니다. 설경이 보고 싶어 찾았던 마을인만큼, 눈 내리는 모습이 반가워 산책을 나섰습니다.
관광객이 드문 계절, 거리엔 소와 들개, 돼지와 닭이 사람보다 더 많았습니다. 길을 걷다 문득 공터에 버려진 낡은 차가 눈에 띄었습니다. 텅 빈 타이어, 벽돌이 쌓인 본네트. 그나마 문은 모두 온전히 달려 있던 차의 뒷좌석 창문 속에는 곤히 잠든 고양이가 보였습니다.
소복소복 눈이 쌓여가는 창 아래에서 자신만의 아늑한 잠자리를 찾은 영리한 고양이의 계절이 부디 따스하기를 바라며 그 모습을 바라보다 다시 사람이 드문 길을 계속해서 걸었습니다.
조지아, 스테판츠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