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가방에 사과 한 알과 비스킷 몇 조각, 그리고 초콜릿을 챙겨 길을 나섰습니다. 언덕을 내려가고 강을 건너, 소와 송아지만 한 들개가 있는 마을을 지나 게르게티 성당을 향해 산을 올랐어요.
눈이 가득 쌓인 등산로를 걷다 미끄러져 다칠 것 같아 도로를 따라가기로 했습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산을 오르는 동안 몇 차례 자동차들이 멈춰서 태워주겠다며 함께 타고 가겠느냐고 물었지만 직접 산을 오르고 싶었어요. 고맙지만 괜찮다며 사양하고 묵묵히 산을 올라 정상에 도착했을 땐 어느덧 점심 무렵이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걸어야 했던 오랜만의 산행 끝에 풍경이 보이는 곳에 앉아 지나온 길을 내려다보며 먹은 한 알의 사과는 무척 달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