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노랗게 빛나는 게르게티 성당이 보이던 창가엔 커다란 얼굴의 고양이가 찾아오곤 했다. 추운 겨울을 나는 나라의 고양이 답게 부숭하고 빽빽한 털옷을 입고있던 연두색 눈의 고양이는 길을 나설 때면 마을 입구까지 나를 따라왔고, 정원에서 시간을 보낼 때면 옆에 몸을 붙이고 있다 볼 일이 있다는 듯 훌쩍 떠나곤 했다.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뜨니 창가에 고양이가 찾아와 있었다. 눈 내리는 풍경 앞에 앉아 네가 기다리던 눈이 온다며, 어서 일어나 나와서 함께 놀자며 창문을 두드리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