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호수를 마당으로 두르고 히말라야의 푸르름에 폭 안긴 도시는 사계절이 온순합니다. 포카라의 들개 역시 그 날씨를 닮았습니다.
들개들은 낮이면 햇살이 닿는 여기저기서 낮잠을 잤고 저녁이 되면 음식점 근처를 맴돌았어요. 이따금 깊은 밤에 출출해질 때면 야식을 먹기 위해 숙소 근처의 케밥 집으로 향하곤 했습니다. 노상에 앉아 먹고 있노라면 어디에선가 들개들이 나타났어요. 때로는 한 마리, 때로는 여러 마리가 길 너머에 나타나 슬며시 엉덩이를 가까이에 붙이고 간절한 눈빛을 해댔습니다. 그 눈망울에 결국 제 몫은 언제나 반 토막이었습니다. 음식을 건네는 손길에 들개들은 더 가까이 다가와 다리 아래에, 어깨 너머에 크고 작은 얼굴을 가져다 대고 차례를 기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