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고양이가 테이블 위로 폴짝 올라 이젤에 얼굴을 비빈다. 붓통에 꽂혀있는 붓의 털에도 다가가 얼굴을 비비며 반가운 인사를 한다. 그리고 물통에 받아놓은 물을 혀로 날름날름 마시며 목을 적신다. 손으로 샤프를 살살 건드리며 장난을 쳐보다가 펼쳐진 자료 위를 밟으며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그러다 크기와 재질이 마음에 드는 자료를 찾았는지 몸을 동그랗게 만들어 그 위에 자리를 잡는다. 그림 그리는 집에서 사는 고양이의 흔한 일상이다. 시인의 집에서 사는 고양이의 하루는 어떨까.